위임과 방임
전통교회에서 가정교회로의 전환에 있어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일은 ‘위임’의 문제입니다. 교역자 중심의 전통교회 사역에서 평신도 지도자를 세워 목양사역을 위임하는 것이 가정교회 목장 사역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목장에서의 목자 역할은 작은 교회의 교역자와 같기에 목자가 어떻게 목양하는가에 따라 목장 전체의 분위기와 형태가 달라집니다. 물론 목자라도 성례(성찬과 세례) 등은 집례할 수 없으며 대연중앙교회의 연합 사역(예배와 모임)에 적극 동참해야 합니다.
‘위임’이 매우 중요한 가정교회는 목자가 목원들의 일차적 목양 책임자가 됩니다. 목사는 목자가 도움을 구할 때 도울 수는 있겠지만 목원들의 일차적 목양 책임자는 목자(목녀)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과도기에 있어서 목자(목녀)를 거치지 않고 바로 교역자에게 상황을 알리거나 기도요청을 하기도 합니다만 앞으로는 목자를 통해서 교역자에게 알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헌신대에 나와 기도를 받는 경우에도 기도를 받으시는 분과 목자(목녀)도 함께 나와 곁에서 같이 기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장례나 결혼예식 주례를 제외한 경조사도 목장의 목자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이것은 목사가 자신의 사역을 목자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목자에게 목양을 위임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물론 목자가 목원들의 특별한 상황을 알리며 심방을 요청한다면 담당 교역자는 목자의 요청이기에 도울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목자(목녀)가 목원들의 심방 및 경조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러다 보니 어느 목장은 목자 중심으로 목양이 잘 되어 친밀하고 행복한 신앙생활을 경험하는 반면 어느 목장은 목자의 무관심에 목원들이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혹 성도님들 중엔 자신의 목자가 제대로 목양하지 않아 목장이 기존 구역과 다르지 않다며 불평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교역자가 함부로 그 사이에 개입하고 목원들과 직접 소통하지 않는 것은 목자를 세워주고 목양 사역을 위임해주었기 때문입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 목자가 제대로 목양을 안 한다는 생각이 드시면 그 마음을 주신 분도 하나님이시라고 생각하고 본인이 목자(목녀)로 헌신하시길 바랍니다.
‘위임’과 ‘방임’은 언어적으로는 약간의 차이에 불과하지만 의미는 완전히 다릅니다. 위임을 했어도 방임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목사는 목자(목녀)의 사역을 살피고 목장탐방이나 목양일기를 살핌으로 위임이 방임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목자(목녀)들도 내게 맡겨 주신 목장사역을 위임받은 자로서 소신을 다해 섬겨가야 합니다. 그리고 목장에서도 목원들에게 각자의 역할을 맡김으로 위임을 잘 해야 합니다. 목자(목녀)가 찬양도 인도하고 회계도 맡고 친교담당과 교사와 기도까지 다 맡으면 위임을 잘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만 맡기되 방임이 되지 않도록 잘 살펴야 합니다. 가정교회가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위임’이 ‘방임’이 되지 않아야 합니다. 이 일에 같은 마음으로 이해하시고 목자(목녀) 중심으로 행복한 교회를 이루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