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이 목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목자(목녀)가 힘들고 지친다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담임목사로서 힘든 목자(목녀)에게 해줄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 저에게도 힘이 듭니다. 사실 목자(목녀)는 기계가 아니기에 아무리 의미 있는 일을 한다고 해도 지칠 수 있습니다. 마치 목회자가 아무리 의미 있는 복음 사역을 해도 지치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가정교회마다 서서히 목자(목녀)가 지치는 일은 어느 교회에서나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공통의 과제입니다. 얼마 전 최영기 목사님을 비롯한 가정교회를 잘 정착시킨 목사님들에게 목자(목녀)가 지칠 때 어떤 방안이 좋을지 여쭤보았습니다만 확실한 해결 방안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주일연합예배에서 선포되는 말씀을 통한 은혜와 도전, 그리고 삶공부와 격려를 통해 목자(목녀)가 힘을 얻는 것 외에는 그다지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영적 도전과 격려의 많은 부분은 담임목사의 몫이요,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어 지친 목자(목녀)에게 송구한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목사가 아닌 목원들이 목자(목녀)에게 줄 수 있는 또 다른 선물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과연 목원들이 지친 목자(목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당연함이 아닌 감사의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자(목녀)니깐 당연히 섬기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좋은 목원의 마음가짐은 아닐 것입니다. 목자(목녀)의 섬김은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희생과 수고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목자(목녀)로 결단했으니 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나는 그 섬김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예수님을 닮은 삶도 예수님이 원하시는 삶도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눅6:31).”고 말씀하셨습니다. 부디 목원되시는 모든 분께 권합니다. 목자(목녀)의 섬김을 귀히 여기시고 감사한 마음으로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 한 가지 더 목원들에게 권면합니다. 최선을 다해 가정을 오픈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지치는 목자(목녀)를 보면 공통적으로 목원들이 가정을 잘 오픈하지 않는 목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돌아가면서 가정을 오픈해야 목자(목녀)의 힘듦이 조금이나마 덜 할 텐데 마치 목자(목녀) 가정을 목장의 아지트처럼 삼고 모든 모임을 오픈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결국 목자(목녀)는 오래 지나지 않아 실족하고 지쳐버릴 것입니다. 우리는 짐을 서로 져야 합니다. 그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방법입니다. 가정교회가 잘 정착되고 행복한 목장이 되려면 목자(목녀)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동역자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 교회를 향해 주의 일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이렇게 권면했습니다.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갈6:2).” 저 역시 권면합니다. 목자(목녀)만이 아닌 모든 목원들이 영광스러운 섬김과 희생의 목장 사역에 서로 동역자가 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