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싱글 연합수련회를 다녀와서
백은채 목원(운남성 목장)
이번 수련회의 주제는 Together(함께)였습니다. 중학생 이후 10년 만에 참여하는 수련회였고, 지금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서 함께하는 첫 수련회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함께한다’는 것이 과연 어떤 모습일지 쉽게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이번 수련회에는 외부 찬양팀이 초청되었고, 저 역시 그 찬양팀의 일원으로 섬기게 되어 걱정이 많았습니다. 교회에 출석한 지 오래되지 않은 제가 찬양팀과 교회 공동체 사이에서 잘 연결될 수 있을지, 또 찬양팀이 준비한 예배의 방식이 교회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을지 조심스러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찬양팀 연습을 할 때마다, 또 수련회를 준비하며 기도할 때마다 우리의 능력이나 준비를 의지하기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는 믿음으로 하나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수련회에 참여했기에 ‘자랑이 바뀌면 존재가 바뀝니다’(롬 5:1~11)라는 말씀이 더욱 깊이 다가왔습니다. 강사 목사님은 모든 악의 근원에는 ‘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성공이나 성취와 같은 세상적인 욕심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말씀을 들을수록 교회와 예배 안에서도 얼마든지 내가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예배의 모습, 내가 편안하게 느끼는 방식, 내가 생각하는 좋은 공동체의 모습을 고집하는 것 역시 결국 나 자신을 중심에 두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 말씀을 들으며 수련회를 준비하는 동안 가졌던 걱정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찬양팀과 교회의 분위기가 잘 어우러지기를 바라는 마음 자체는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그 마음 한편에는 내가 생각하는 ‘좋은 예배’와 ‘좋은 공동체’의 모습을 기준으로 삼고 그것에 맞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말씀은 그런 저의 시선을 나 자신에게서 돌려 나를 위해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했습니다. 내가 어떤 자격을 갖추었기 때문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사실을 다시 붙들게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자녀로 받아주셨다는 믿음이 있을 때, 비로소 나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감추지 않고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해 주었습니다.
돌아보면 저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제 실수나 어려움을 솔직하게 나누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나의 모습을 많이 드러내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는 좋은 모습만 보여야 할 것 같았고, 우울한 마음이나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은 감춰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나’보다는 ‘교회를 잘 다니는 나’라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고, 정작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이야기는 쉽게 꺼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수련회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이 분명해질수록 내가 자랑하는 것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나의 성취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나 중심으로 살아왔던 모습을 고백하고 그런 나를 하나님께서 어떻게 변화시키고 계시는지를 나누어야겠다는 용기가 생겨났습니다.
수련회 말씀을 통해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의 ‘존재’보다 능력이나 성숙함과 같은 ‘수준’으로 바라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나를 자녀로 받아주신 것처럼 공동체 안의 한 사람 한 사람도 동일하게 사랑하시고 자녀 삼으셨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완성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조금씩 빚어져 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전까지 청년싱글 공동체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충분히 친해져야 비로소 서로를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찬양팀으로 섬기느라 수련회의 모든 일정에 온전히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수련회를 통해 우리가 하나 되는 것은 얼마나 오래 알고 지냈는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는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님을 배웠습니다. 서로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인정하고 함께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볼 때, 이미 그 안에서 우리의 연합은 시작되는 것입니다. 함께 예배하고 기도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저 역시 그 하나 됨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사실이 참 감사했습니다.
이번 수련회의 주제였던 Together는 이제 제게 단순히 같은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이상의 의미로 남았습니다. 내가 원하는 예배와 공동체의 모습을 내려놓고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에 둘 때, 서로 다른 우리가 그분 안에서 하나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공동체가 서로를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기보다 하나님의 자녀로 바라보고, 서로의 연약함과 다름까지 품으며 함께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