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의 풍성함이 없을지라도

by admin posted Oct 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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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로 불리는 추석은 그 어떤 날보다도 가장 풍성한 때이며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말이 있을 정도로 한가위는 풍성함과 어울리는 명절입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힘겨워진 상황에서 맞이하는 한가위는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웃음꽃을 피우고 맛난 송편도 빚어보고 흩어져 살던 보고 싶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윷놀이와 담소를 나누던 추석이 왠지 금년에 힘들 것 같습니다. 국가적으로도 이번 추석엔 부모님을 찾아가지 않는 것이 효도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깜깜이 환자가 많고 무증상 환자도 많은 상황에서 자칫 추석 명절을 통해 전국적인 전염병 확산이 일어나지는 않을지 방역당국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맞이하는 한가위는 풍성함보다는 부족함, 즐거움보다는 힘겨움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은 없음에 불평하기보다 아직 있음에 감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느 교회 장로님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건실하게 성장하던 장로님의 공장에 화재가 나서 모든 것을 잃습니다. 성도들도 함께 마음 아파하면서도 아마 장로님은 그 충격에 쓰러져 앓아 누워 계실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웬걸요. 장로님은 밝은 표정으로 주일에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릴 뿐 아니라 감사헌금을 드렸답니다. 그 감사제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큰 화재가 났지만 인명피해가 없기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기도 제목이 성도들을 숙연하게 했습니다. “사업이 잘 된다고 교만하지 않도록 깨우쳐주시니 감사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맞이하는 여러분의 한가위는 어떠하십니까? 설령 한가위의 풍성함은 없을지라도 우리 심령에 감사와 기쁨마저 메마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환경이 주는 무게에 눌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갑자기 하박국 선지자의 고백이 떠오릅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3:17). 많은 것을 잃었고 없어졌을지라도 여전히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찬양하는 하박국 선지자의 외침을 우리 마음에 잘 새겨야 합니다. 하박국 선지자는 포로 이후의 암담한 현실에서도 여전히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찬양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환경에 굴복되지 않으며 초월하는 믿음이어야 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맞이하는 한가위, 환경이 힘들지라도 소박함을 담아 추석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무거울지라도 감사를 발굴하며 의미 있게 추석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없는 환경에도 계신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