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로 섬길 수 있음이 감사합니다

by admin posted Aug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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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로 섬길 수 있음이 감사합니다

 

교역자들이 주일을 포함하여 휴가를 얻는 것은 교회의 배려 없이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저의 경우엔 부교역자 때부터 주일을 포함한 휴가를 받아왔습니다. 주일을 비울 수 있었기에 그 기간을 활용하여 소위 유명한 교회를 탐방하기도 하고 특성 있는 교육 부서를 살피기도 했습니다. 가끔은 고향 교회를 방문하여 부모님과 함께 예배를 드린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교회의 교역자가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교역자가 없거나 외부 강사를 초대할 여력이 안 되는 교회의 경우엔 담임목사가 주일을 비운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동기들 모임 중에 휴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추천할 만한 휴가지나 저렴하게 휴가를 보내는 방법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하던 중, 어느 목사님이 주일 설교를 앞두고 휴가를 가면 제대로 휴가가 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주일을 포함하여 휴가를 얻는 목사들을 향한 부러움의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주일을 포함한 휴가를 부교역자가 제대로 없어 주일 한 번이라도 제대로 휴가를 누리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사례 없이 섬겨주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여름철 휴가 때가 되면 부교역자가 없는 작은 교회나 농어촌 교회에 방문하여 설교로 섬기고 있습니다. 그간 함양거제에 이어 이번에 다녀온 곳은 하동에 있는 횡천교회입니다. 동기 목사님이 15년 정도 사역하고 있는 그 교회는 1909년에 설립된 역사가 아주 오래된 교회이지만 농촌이다 보니 지금은 약 40여명 정도 모이는 교회였습니다.

 

횡천교회를 담임하시는 목사님은 부산에서 유명한 목사가 온다고 뻥(?)을 치시고 저와 협의 없이 1일 부흥사경회로 광고를 하셨답니다. 그 사실을 나중에야 알고 저 역시 많이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오전, 오후 온몸에 땀이 흠뻑 젖도록 말씀으로 섬기고 돌아왔습니다. 한 주간 설교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진 목사님과 이런저런 교제를 나누면서 그간 목회 이야기로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특히 오후엔 30~90대에 이르는 여전도회 헌신 예배 시간에 미자립교회를 위한 헌금시간을 갖는 모습을 보면서, 힘든 교회가 더 힘든 교회를 섬기겠다는 목사님의 마음이 너무 귀하게 보였습니다.

 

우리에게 잘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잘하는 것을 나를 위해서만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입니다. 저는 노동이나 기술로 누군가를 도울 실력이 없습니다. 그나마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설교이니 그것으로 약한 교회를 자비량으로 섬길 뿐입니다. 1일 사경회를 마치고 횡천교회 목사님은 제가 설교로 섬겨준 것에 너무 기뻐하며 동기 밴드에 그 일을 올렸습니다. 그동안 외부 강사를 모시고 집회를 하고 싶어도 재정적인 문제와 초라한 환경 때문에 못 했는데 이런 기회를 얻어서 감사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내용을 본 동기 목사님들의 많은 격려와 함께 내년엔 자기 교회에 와달라고 벌써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목자(목녀) 사역도 자비량으로 섬기는 아주 복된 일입니다. 힘들고 수고가 많아도 하나님이 기뻐하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기에 그래도 충성하며 나아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