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DNA로 사는 성도(맥추감사주일을 앞두고)
7살 아이를 데리고 옆집을 방문한 엄마가 있었습니다. 옆집 아주머니가 사과를 아이에게 주며 맛있게 먹으라고 말했답니다. 그러자 아이의 엄마는 감사하지 않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어른이 이렇게 선물을 주시면 뭐라고 말해야지?” 엄마의 말을 듣고 아이가 대답했답니다. “아줌마 사과 깎아 주세요.”
어쩌면 감사를 잊고 사는 모습이 단지 사과를 깎아서 달라는 아이만의 문제가 아닌 감사를 잊고 사는 이 시대의 모습이며 우리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믿음이 있다는 성도님들조차도 감사할 이유를 찾지도 못하며 감사가 메마른 삶을 살아갈 때도 참 많습니다.
다음 주일은 맥추감사주일입니다. 상반기 동안 베푸신 은혜에 감사하며 새롭게 하반기를 시작하는 감사주일입니다. 한국교회는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 첫 주일을 맥추감사주일로 지킵니다. 물론 구약에서 3대 절기 중 하나인 ‘맥추절’의 개념과 완벽히 동일한 절기는 아닙니다만 그 정신은 우리 신앙에 그대로 잘 적용할 수 있는 절기입니다.
맥추절은 히브리어 원어로 ‘하그 하카치르’라는 말로 ‘수확의 거룩한 날’의 의미를 가집니다. 사실 지금 이 시대는 농경사회가 아니기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주셨던 절기의 명령을 이 시대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하지만 맥추감사주일을 보내면서 ‘감사’의 개념을 깊이 묵상하고 실천해야 할 충분한 이유는 있습니다.
감사는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사람의 ‘삶의 고백’과 같습니다. 삶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기에 삶의 모든 순간이 주의 은혜이며 감사의 제목이 됩니다. 반면 하나님의 은혜임을 알지 못하는 자들은 대체로 자랑을 많이 합니다. 자신이 행한 일에 대한 자기 의와 자기 공로가 가득합니다. 감사는 사람을 향한 감사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향한 감사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믿음의 사람에게 ‘성숙’은 감사의 삶을 통해 잘 드러납니다. 나의 모든 일과 삶이 남들도 다 누리고 있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면 감사의 고백으로 드러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아는 사람은 사소한 모든 일도 감사의 제목이 됩니다. 그래서 가정교회 목장 모임에서 매우 중요한 순서는 ‘감사 나눔’입니다.
도무지 감사할 일이 없어 보여도 삶의 이유와 살아갈 여력이 남아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 고백을 할 수 있는 것이 믿음의 힘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삶의 간증이 되어, 또 다른 사람의 감사 고백으로 전해질 것입니다. 다음 주일 맥추감사주일을 통해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작은 일에도 큰 감사가 넘쳐나길 축복합니다. 그리고 이후 하반기엔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에 믿음으로 심어진 감사 DNA가 삶의 모든 현장 속에 아름답게 표출되길 바랍니다.